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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모이' (줄거리 요약, 언어 탄압, 시대상과 인물)

by talk1509 2025. 5. 7.

영화 '말모이' 포스터

‘말모이’는 일제강점기의 억압된 역사 속에서도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이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한 인물의 성장기를 넘어, 언어라는 문화의 본질을 지켜내려는 집단의 의지와 투쟁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특히 글을 읽지 못하는 주인공이 사전 편찬이라는 지적 작업에 참여하며 점차 변화해 가는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본 글에서는 말모이의 구체적인 줄거리와 함께, 영화가 담고 있는 시대적 배경과 언어 탄압의 현실을 분석하며, 그 의미를 되짚어보려 합니다.

말모이 줄거리 요약

‘말모이’는 2019년에 개봉한 엄유나 감독의 작품으로, 194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김판수(유해진 분)는 전과자이자 까막눈으로, 아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그는 생활고로 인해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윤계상 분)의 가방을 훔치게 되지만, 이를 계기로 오히려 류정환의 조선어학회에서 일하게 됩니다. 처음엔 단순한 잡일로 시작하지만, 판수는 점차 우리말 사전 편찬 작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일에 뛰어듭니다. 이 영화에서 ‘말모이’는 전국 각지의 우리말을 모으는 프로젝트로, 당시 금지된 조선어 사용을 되살리기 위한 지적 저항의 상징입니다. 판수는 문맹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사람들을 찾아가 단어를 수집하고, 점차 스스로 글을 배우며 성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말모이 팀은 일본 경찰의 감시와 탄압에 시달리고, 결국 조선어학회 사건이라는 실화를 배경으로 주요 인물들이 투옥되며 위기를 맞이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전은 몰래 보관되어 훗날 '조선말 큰사전'의 기초가 되었고, 영화는 이 감동적인 역사의 순간을 진정성 있게 재현합니다.

일제강점기 언어 탄압의 현실

말모이가 다루는 중심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일제강점기의 ‘언어 말살 정책’입니다. 1930년대 후반부터 일제는 조선인의 민족 정체성을 지우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조선어 금지와 일본어 강제 사용은 식민 통치의 핵심 수단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일본어만 사용하도록 했고, 조선어 신문, 잡지 출판은 물론 일상적인 말 사용조차 제약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국민들은 점차 자신들의 언어를 잃어가기 시작했고, 문맹률은 높아졌으며, 언어와 함께 고유한 문화와 정체성도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어학회는 조용하지만 치열한 저항을 시작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방언을 수집하고, 조선어의 어휘, 문법, 발음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말모이’라는 사전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입니다. 이 사전 편찬은 단순한 학술 작업이 아니라, 조선어의 보존과 민족정신의 회복을 위한 상징적 행위였습니다. 영화 속에서도 등장하듯, 이 작업은 극도의 비밀리에 진행되었으며, 참여자들은 감시와 체포, 고문을 각오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1942년 '조선어학회사건'이라 불리는 대규모 체포 사건이 발생하였고, 조선어학회 회원 33명이 투옥되며 말모이 작업은 중단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작업이 끝내 사라지지 않았으며, 훗날 대한민국 건국 이후 '조선말 큰사전'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전하며, 언어의 힘과 저항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영화 속 시대상과 인물들

말모이는 인물 중심의 서사이면서도, 그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공기와 억압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담아내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당시 조선 사회의 여러 계층 인물들을 통해 시대상을 풍부하게 조명합니다. 주인공 판수는 까막눈이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해 변화하는 민중을 대표하며, 류정환은 민족 지식인의 이상과 사명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이들은 서로 대척점에 있는 듯 보이지만, 결국 같은 목표를 위해 협력하게 되며 감동적인 화합을 보여줍니다. 이외에도 영화는 여성 캐릭터, 어린이, 장터 상인, 농민 등의 인물을 통해 그 시대 다양한 삶의 단면을 보여주며, 조선 사회가 일본 제국주의 하에서 어떻게 저항하며 생존했는지를 사실감 있게 그립니다. 일본 경찰의 억압 장면은 영화적 긴장을 유발함과 동시에, 당시 감시와 체포, 고문의 현실을 드러냅니다. 특히 사전이라는 것이 단지 단어의 집합이 아닌, 민족 전체의 역사와 기억이라는 메시지는 영화의 중요한 주제입니다. 영화 속 배경인 경성(현재의 서울)은 당시 일제가 구축한 근대 도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면서도, 그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가는 조선인들의 다양한 표정을 담아냅니다. 학교에서는 일본어만 사용하게 하고, 거리에서는 조선말을 들으면 체포되는 현실 속에서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언어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쳤습니다. ‘말모이’는 바로 그 작은 저항이 결국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었는지를 말해주는 증거입니다.

‘말모이’는 단순한 역사영화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유효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입니다. 언어는 단순한 소통 수단이 아니라, 정체성과 문화를 담는 그릇이며,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단순한 학문을 넘어 하나의 투쟁입니다. 영화는 까막눈이었던 한 남자가 사전 편찬에 참여하며 성장해 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가치를 조용히 일깨워줍니다. 지금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들이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 덕분에 살아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말모이를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